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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생물과 무생물 사이



연휴를 앞두고 회사 도서관에서 아무렇게나 집어든 책들 중에 이 책이 있었다.
제목과 표지에 눈길이 끌리는대로 별다른 기대도 없이 골랐는데, 완전 대박이다.

밤에 잠이 오지않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정신없이 1/3정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뇌의 한구석에서는 병렬적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뭐야 이거.. 진짜 재밌자나.. 음.. 난 사실 완전 이과적인 인간이었던거야? -_-;'

생물과 무생물을 무엇으로 구분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해 생명 과학의 세계와 과학자들의 삶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저자 역시 과학자인데 소설가 해도 될 것 같다.

인상적인 구절 한부분.

 우리는 종종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인사할 때 "여전하네."라는 말을 하는데, 반년 혹은 1년 정도 만나지 않았다면 분자 차원에서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너무나도 여전하지 않는 게 되고 만다. 이미 당신 내부에는 과거 당신의 일부였던 원자나 분자는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손톱은 잘라도 아프지 않고 떨어져나가면 더이상 나의 일부가 아니다.
나무와 나뭇잎도 그럴지도 모른다.
잘 이해되지 않고 혼란스럽던 나와 나를 구성하는 물질의 관계가 그럭저럭 정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