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문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어릴때 가장 좋아한 책이 어린이 브리태니커 전집이었다.
아마 열 몇 권쯤이었던 것 같은데 글보다 그림이 많고 한 페이지에 한 항목이 있는 그런 책.
팝콘으로 눈사람을 만들고 옥수수 껍질로 인형을 만드는 방법이 나와있었다. 그리고 나무를 잘라서 종이를 만드는 과정을 두 페이지에 걸쳐 그림으로 설명한 것도 생각난다.
그러고보니 주로 만들기에 관련된 것이 기억이 남는 것 같다.
또 한가지 기억나는 것은 '이름'에 관한 설명인데, 미끄럼틀위로 올라가는 아이들 여러명이 있고 그 아래서 누군가 한 아이를 부르는 상황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이름이라는 것이 없다면 그 아이를 부르기 위해 '위에서 세번째 빨간 모자를 쓰고 키가 작고 노란 옷을 입은 애야', 라고 해야한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다. 그걸 보면서 아, 정말 이름이 그래서 필요한 거구나, 깨달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책의 저자가 읽은 것은 내가 본 것과는 다른 진짜 브리태니커 사전이다.
3만 3000페이지, 6만 5000개의 항목을 일년여만에 다 읽어치운 것이다. 수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나도 언젠가 도전해보고싶은 유혹을 느낀다. 그런데 한글 번역판이 있을지?
저자의 아내는 브리태니커를 모두 읽겠다는 도전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뉴욕의 모든 식당에서 저녁을 먹어 보는 건 어때? 식당 이름 A로 시작해서 Z까지 가는거야. 재미있지 않을까?"
음.. 좋은 생각인듯. 이것도 한번 도전해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