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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윤미네 집

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그간 못본 '행복이 가득한 집'을 보았다.
제목처럼 행복한 가정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판교 주택지에 'ㄷ'자로 집을 지은 이야기와 '윤미네 집' 그리고 '고등어를 금하노라'에 대한 소개가 기억에 남는다.
'고등어를 금하노라'는 이전부터 위시리스트에 들어있었고 '윤미네 집'은 사진책이라 비싸긴 하지만 내용이 마음에 들어 같이 주문했다. 설연휴 전에 도착하면 좋겠다 싶긴 했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오늘 아침 일찍 책이 도착했다.

'윤미네 집'은 세 아이가 있는 한 가정의 기록이다. 건축과 교수이고 사진이 취미인 아버지가 첫딸이 태어나서부터 시집갈때까지의 사진을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배경은 1960년대에 시작하고 사진도 모두 흑백이다. 책을 낸 분은 이미 돌아가셨고 이 책은 예전에 절판된 것을 다시 펴낸 것이라고 한다. 뒷부분에 아내에게 바치는 사진을 추가해서.

사진을 주욱 넘겨보고, 뒷부분에 있는 사진의 설명을 보며 다시 한장한장 뜯어보았다. 중간중간 눈물이 나서 몇번을 쉬었다가 보았다. 잔잔한 글속에 담겨있는 애틋함과 그리움이 자꾸만 나를 울게 만들었다.

건축하는 아빠가 직접 지은 마당있는 집. 게다가 마당이 보이는 큰 창문은 걸터앉기에도 좋다. 사진속에 자주 등장하는 딸의 머리를 묶어주는 엄마의 모습. 참으로 꿈같은 가족의 모습이다.



하지만 마냥 부러워하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 그런 아빠엄마를 가질 수는 없지만 그런 남편을 가질수는 있고 그런 엄마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마당있는 집도 가지면 된다.

책을 덮고나서 남편이 청혼할 때 만들어준 사진책을 꺼내보았다.
옛날 사진보니 우리도 옛날 사람 같다.



하늘로 돌아가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삶.. 나도 그렇게 살고싶다.


귀천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